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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마당

한 사람의 글이 한 줄기로 이어집니다.

[시] 색으로 딴다(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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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한결 댓글 0건 조회 15회 작성일 26-08-31 0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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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프리카는 붉은빛이 팔 할을 넘으면 딴다 덜 든 것은 다음 차례로 남긴다
유리온실의 여름은 바깥보다 길다 달력에는 절기 대신 차수가 적힌다 3차, 4차, 5차

종이에는 5개월이 적혀 있다 계절이 끝나면 돌아가는 것으로 되어 있고
청년은 그 날짜를 처음 한 번 보고 다시 보지 않는다 날짜는 보지 않아도 줄어든다

넷이 쓰는 컨테이너 방에 말은 둘이다 말이 섞이지 않는 저녁이면 번역기를 밥상 가운데 놓는다
기계를 지나온 말은 모두 존댓말이 된다 넷은 몇 달째 서로에게 공손하다
웃는 것과 밥 먹으라고 부르는 것은 기계를 거치지 않는다

일요일마다 보낸 돈 아래 어머니 이름이 뜬다 이 나라 글자가 소리 나는 대로 받아 적었다
맞는 이름인데 다른 이름 같다 청년은 그 글자를 입 속으로 읽어 본다

마지막 차수가 끝나면 온실은 줄기를 걷는다 청년은 장화를 씻어 문 옆에 엎어 놓는다
내년에 오는 사람은 절반쯤이고, 오고 못 오고는 서류가 정한다
장화는 누가 신어도 되게 둔다

※ 이곳에 실린 글은 작가가 책으로 엮을 것을 염두에 두고 쓴 원고입니다. 어떠한 경우에도 무단 전재와 복제를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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