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색으로 딴다(초고)
페이지 정보

본문
파프리카는 붉은빛이 팔 할을 넘으면 딴다 덜 든 것은 다음 차례로 남긴다
유리온실의 여름은 바깥보다 길다 달력에는 절기 대신 차수가 적힌다 3차, 4차, 5차
종이에는 5개월이 적혀 있다 계절이 끝나면 돌아가는 것으로 되어 있고
청년은 그 날짜를 처음 한 번 보고 다시 보지 않는다 날짜는 보지 않아도 줄어든다
넷이 쓰는 컨테이너 방에 말은 둘이다 말이 섞이지 않는 저녁이면 번역기를 밥상 가운데 놓는다
기계를 지나온 말은 모두 존댓말이 된다 넷은 몇 달째 서로에게 공손하다
웃는 것과 밥 먹으라고 부르는 것은 기계를 거치지 않는다
일요일마다 보낸 돈 아래 어머니 이름이 뜬다 이 나라 글자가 소리 나는 대로 받아 적었다
맞는 이름인데 다른 이름 같다 청년은 그 글자를 입 속으로 읽어 본다
마지막 차수가 끝나면 온실은 줄기를 걷는다 청년은 장화를 씻어 문 옆에 엎어 놓는다
내년에 오는 사람은 절반쯤이고, 오고 못 오고는 서류가 정한다
장화는 누가 신어도 되게 둔다
유리온실의 여름은 바깥보다 길다 달력에는 절기 대신 차수가 적힌다 3차, 4차, 5차
종이에는 5개월이 적혀 있다 계절이 끝나면 돌아가는 것으로 되어 있고
청년은 그 날짜를 처음 한 번 보고 다시 보지 않는다 날짜는 보지 않아도 줄어든다
넷이 쓰는 컨테이너 방에 말은 둘이다 말이 섞이지 않는 저녁이면 번역기를 밥상 가운데 놓는다
기계를 지나온 말은 모두 존댓말이 된다 넷은 몇 달째 서로에게 공손하다
웃는 것과 밥 먹으라고 부르는 것은 기계를 거치지 않는다
일요일마다 보낸 돈 아래 어머니 이름이 뜬다 이 나라 글자가 소리 나는 대로 받아 적었다
맞는 이름인데 다른 이름 같다 청년은 그 글자를 입 속으로 읽어 본다
마지막 차수가 끝나면 온실은 줄기를 걷는다 청년은 장화를 씻어 문 옆에 엎어 놓는다
내년에 오는 사람은 절반쯤이고, 오고 못 오고는 서류가 정한다
장화는 누가 신어도 되게 둔다
※ 이곳에 실린 글은 작가가 책으로 엮을 것을 염두에 두고 쓴 원고입니다. 어떠한 경우에도 무단 전재와 복제를 금합니다.
- 다음글[수필] 어머니의 붉은 낯 (초고) 26.08.16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